코비드19에 감염된 어느 환자에 관한 안타까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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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가 양성이라면 일반 병원 대신 115콜센터 지정 정부 병원으로 곧바로 가야

안녕하십니까? 캄보디아 KOICA 글로벌 협력의사로 국립소아병원 (National Pediatric Hospital) 소아 종양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정호입니다.

오늘은 원래 수혈에 대해 지난 번에 이어 말씀드리려고 했으나, 최근 캄보디아에서도 코비드19 지역 감염이 심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저의 작은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오전 저는 러시안 병원 코비드19 검사소(러시안 병원 후문 쪽에 위치)에 다녀왔습니다. 기침을 하시는 환자분을 만나고 나서 저도 목이 좀 칼칼해서 그 환자분께도 검사를 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저도 검사를 받았습니다.

앞서 열흘 전 KOICA와 캄보디아정부측 배려로 백신주사를 한 차례 맞긴 했지만, 그래도 검사를 하기 전엔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저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캄보디아 내 몇 군데 검사소 (박뚝 고등학교, 벙뜨라벡 고등학교) 등에서는 여권만 지참하면 무료로 검사를 해 준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에서야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미리 알았으면 여러분들께 알려 드렸을 텐데요. 죄송합니다.) 아시다시피 결과는 양성일 경우에 전화로 통보해 준다고 합니다. 단 2-3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으면 자동으로 음성입니다.

사실 저는 러시안 병원에만 가면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2년간 근무했던 추억이 가득한 곳이고 직원 분들이 친절하게 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러시안 병원 후문 쪽에 있는 검사소에 가면 먼저 신원 확인 및 증상 체크 후에 검사실에 들어가 검사를 받습니다. 매 환자마다 철저하게 방역을 해서 검사실에는 알콜 냄새가 많이 나지만, 매우 깨끗하게 느껴집니다.

얼마 전 저는 한국 교민 한 분이 위중하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분은 한 달 전부터 몸살에 기운도 없고 식욕 부진 등 얼핏 듣기에는 코비드19 감염과는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증상을 갖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약을 드셔도 잘 낫지 않고, 점점 숨찬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에 가셨는데 이미 양쪽 폐에 폐렴이 생겨 있었습니다.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응급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손가락에서 펄스 옥시미터(Pulse Oximeter, 산소포화도 측정기, 올림픽 마켓 근처 의료기 상사에서 구할 수 있음)로 측정해보니, 산소포화도(SpO2)가 90% 아래로 내려가서 (정상은 95% 이상) 산소 치료도 필요한 응급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안타깝게도 이 환자분은 코비드19 폐렴이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진료를 거부당하고 결국 치료할 만한 병원도 찾지 못한 채 집에 가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캄보디아에서는 코비드19 지역 감염의 확산으로 인해 병원 방문시에 열이 있거나 기침, 목아픔, 근육통 등이 있는 분들은 아예 병원 출입 자체를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환자분처럼 폐렴이 있는 경우에는 코비드19 결과가 양성이라면 115콜센터에서 지정하는 정부 병원으로 바로 가야하며, 결과가 음성일지라도 음성증명서를 지참해야만 일반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누구든지 일반 감기 증상이 있거나 몸이 좀 며칠 안 좋으시면, 호흡기 증상이 없는 분이라고 해도 미리미리 코비드19 검사를 해 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또한 백신 접종,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은 물론이고, 규칙적인 운동, 영양 섭취, 충분한 휴식을 권해드립니다. 요즘과 같은 때는 우울증도 잘 오고 불안감도 잘 느껴지니까요.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평소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으신 경우에는 음식 조절을 잘 하시고 더 주의하셔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이 환자분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이 분과 전화로 짧게나마 함께 기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 분은 그래도 전날은 말씀을 하실 수 있었는데, 다음 날은 전화 통화조차 어려우셨습니다. 저는 이 분이 숨이 차는데도 병원 진료를 거부당하고, 코비드19 확진 판정 후 급하게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실 때 얼마나 불안하고 힘드셨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비록 수많은 관계자 분들이 애써 주셨지만 아무래도 외국이기 때문에 부족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일단 코비드19 확진 판정 후에는 캄보디아 보건부 직원 분들의 조치를 따라야 하므로 병원 관계자와 연락은 대사관을 통해야만 가능하니,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교민 사회가 코비드 19에 대해 더 경각심을 갖고 협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당시 이 환자분을 돕기 위해 며칠 밤을 새우신 직장 동료 분들과 늘 불철주야 애쓰시는 대사관 관계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소천하신 환자분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KOICA 글로벌 협력의사 서정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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