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끝난 프놈펜 락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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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존내 백신 접종을 위해 줄서있는 사람들 @ Khmertimes

캄보디아정부는 어제 밤(3일) 수도 프놈펜과 껀달주 따끄마오시에 발효했던 락다운 조치를 예정대로 5월 5일부로 해제한다고 공식발표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4월 14일 자정을 기해 14일간 해당지역에 긴급 봉쇄령을 내린 바 있다.

락다운 발표 이전인 4월 1일부터 야간통행금지령을 시작으로 이 나라 정부는 시민들의 도로통행을 막고 일반식당 내 취식과 다중이용시설의 이용을 금지시킨 바 있다. 현재는 락다운 지역 모든 재래시장의 일제히 문을 닫았고, 주류판매금지령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강경한 방역조치에도 불구, 락다운 조치가 발효된 이후 오히려 코로나 확진자수가 수 배 이상 늘어났다. 물론 신속검사키트의 사용 증가도 확진검사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결국 정부는 고심 끝에 락다운 해제 이틀 여 앞둔 지난 4월 26일 밤 락다운 기간을 일주일 더 연장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함께 후속조치로 옐로우, 오렌지, 레드 존 등 코로나 감염 위험 지역을 색상별 등급을 매겨 발표했고, 동시에 지역별로 철저한 방역관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생필품이 떨어진 일부 레드존 주민들의 불만이 시위양상으로 번지기까지 했다.

지난 달 29일에는 하루 동안 무려 88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다. 이미 1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수 명의 한국인 확진자마저 발생했고, 깜퐁참주의 한 신발 공장에서는 67명의 확진자가 동시에 발생하는 등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 이로 인해 정부가 결국 락다운을 추가 연장할 것이란 주변의 예상이 더욱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밤 훈센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예정대로 락다운 해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다음날인 어제 저녁 총리의 서명이 들어간 락다운 해제 공문까지 발표되었다.

정부는 시행공문을 통해 그동안 프놈펜 등 봉쇄 지역과 다른 시도 지역을 통과하는 모든 차량의 이동금지를 풀기로 했다. 다만 오후 8시로 제한되어 있는 현 야간통행금지령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고 정부의 락다운 해제 조치를 눈 가리고 아웅 식 쯤으로 해석하거나 오해할 필요는 없다. 락다운의 사전적인 의미는 움직임·행동에 대한 제재를 뜻하는 영어 단어로, 사람들의 이동을 제재하는 ‘이동제한령’, ‘봉쇄령’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전국 25개 주(州)와 시(市) 가운데 북동부 인구밀도가 매우 낮은 외딴 지역인 라따낙끼리 주만 유일하게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이미 코로나 감염이 다 퍼졌다는 이야기다.

갈수록 늘어나는 확진자로 인해 격리치료공간이 부족, 현재 NPIC대학교와 센속 웨딩홀, 올림픽스타디움 실내체육관 등이 코로나 확진자 격리 치료를 위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이 앞으로 수 주 이상 더 이어진다면 가뜩이나 취약한 이 나라 의료체계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 부디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나라 정부는 현재 레드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국방부 군병력까지 동원해 해당 지역 주민 전원을 대상으로 1차 백신을 접종 중이다. 현재 레드 존 지역 18세 이상 백신 접종 대상 주민은 약 45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하루 평균 2만3천명이 주사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1차 접종을 마무리하는 데만, 산술적으로 대략 20일 정도가 소요될 수도 있다.

앞서 훈센 총리는 레드 존 지역 백신접종이 완료되면, 프놈펜과 따끄마오시 등 나머지 락다운 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서두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 지역의 ‘집단 면역성공’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임에 틀림없다.

다만, 백신 접종 인력을 대거 확충하더라도 나머지 락다운 지역 시민 모두가 최소 1차 백신 접종이라도 마치려면 한 두 달 이상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즉 다시 말해, 최소한 락다운 이전 수준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앞으로 최소 두 달 이상은 더 참고 견디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지금까지도 힘들었지만, 더 힘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오로지 인내하고 기다리는 수 밖에 별다른 답안은 보이지 않는다. 고국에 잠시 돌아가는 것도 대안일 수 있겠지만, 이건 선택받은 일부 계층 사람들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다.

당장 내일 아침 눈을 뜨는 조차 두렵고 삶이 고달프고 힘든 교민들이 적지 않다. 자국민의안전과 권익을 보호하는 일도 대한민국 대사의 기본 책무다. 이런 때일수록 대사가 나서 따스한 위로의 메시지라도 교민들에게 한 줄이라도 올리고, 한계상황에 이를 만큼 정말 힘든 우리 교민들은 없는지 한번이라도 살폈으면 한다. 또 불안과 근심에 쌓인 우리 교민들이 단 하루라도 백신을 빨리 맞게 해달라고 이 나라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일종의 ‘제스쳐’라도 취했으면 하는 간곡한 바램이다. 비록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박정연 편집장]

※ P.S 락다운 해제에 관한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또 기승전 ‘대사관’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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